아름다운 신앙유산의 계승

류재광 집사

‘흐르는 시간 속에서 우리 자신을 만난다’는 주제로 나의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스스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지 않고 뿌리 내린 곳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나무를 오브제로 표현하는 내 작품들은 곧 우리 인간 삶을 표현한 것이기도 했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지으신 자연에서 소재를 찾아 작품을 하면서, 나의 뿌리가 되어주신 부모님의 사랑과 덕스런 삶을 떠올린다. 마치 나무뿌리의 모습으로 우리 3형제를 양육해오신 신앙의 부모님이셨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2남 1녀의 가장이 된 나는 ‘과연 내가 부모님 만큼 살아낼 수 있는가’를 자문한다.

 

 

철부지였을 때 우리 형제들이 저지른 크고 작은 사고들을 겪으면서도 의연하게 깊은 사랑을 보여주신 아버지, 내가 영재교육반을 거쳐 상급학교 진학하면서 세상의 부모들이 바라는 출세와 명예의 길이 아니라 미술, 화가의 길을 간다고 했을 때도 나를 믿어주시고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의 속 깊은 사랑을 잊지 못한다. 그 사랑과 헌신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낀다. 나의 작품세계가 시대 흐름과 인기에 영합하기보다는, 자연과 전통을 탐구하는 작품세계로 나아가는 것 또한 앞서의 신앙세계와 맥을 같이한다.

 

장로 부모님들을 모시는 장남으로 갖는 부담도 있기는 하다. 어머님의 전도 열정이나 나눔의 생활, 아버님의 이웃사랑 실천과 목회자분들의 섬김을 뵐 때마다 내 신앙의 왜소함을 느낀다. 금전적으로 치면 상당히 큰 액수에 해당되는 음식을 동네 어르신들과 교단의 지도자들에게 아낌없이 나누는 모습들에서 존경심이 우러난다. 집안에서 아버님은 막내이신데도 명절 때 큰댁 제사에 가셔서 기독교식으로 추모하시는 신앙정절을 큰 무리 없이 지켜 가시면서, 어린 아들들에게 잘 설명해주시 부모님의 자상함을 기억한다. 참 고마우신 분들이다. 지역적으로 큰 수해를 여러 번 당해서 집안 양식장이 망가지고 가산이 크게 위축되어도, 오히려 더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일에 앞장섰던 행동하는 신앙으로 살아오신 어머님의 봉사 모습도 잊을 수 없다.

 

지역 유지로서 유명세도 있는 아버님이 주변의 정계진출을 일언지하에 거절하시고 자신의 길을 떳떳하고 성실하게 걸어오신 일이 무엇보다 자랑스럽다. 그 곧은 인격에 감동을 받는다. 자신에게 엄격하심은 물론, 자식들에게도 정직하고 도덕적으로 바르게 살아가길 바라시는 아버님을 사랑한다. 존경하는 부모님의 하나님이시고, 우리 가족의 근원되시는 하나님을 찬양한다. 나 역시 스스로를 곧추 세워서 아름다운 신앙유산을 계승하는 신실한 가장이 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