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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고르: 신앙의 합리성》을 내면서

홍성사 김진원 출판기획부 편집팀

 

어제(5월 24일) 《키르케고르: 신앙의 합리성》 출판기념회를 끝냈습니다. 제가 홍성사에 들어오고 처음 맡은 기획이 키르케고르를 소개하자는 것이었습니다. C. S. 루이스보다 100여 년 전에 활동했던 탁월한 기독교 사상가인 키르케고르를 소개하려는 야심찬 기획이었는데, 부단히 애를 썼으나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2년이 흘렀고, 3년째 되는 올해 드디어 한 권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첫 책을 힘겹게 끝냈다는 홀가분한 마음과, 앞으로 키르케고르를 계속 진행해야 하는 부담도 같이 느낍니다. 그동안 책을 작업하면서 많이 배우긴 했지만 여전히 키르케고르라는 난해한 인물의 깊이를 소화해서 쉽게 설명해 줄 만한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지속적으로 키르케고르를 소개할 수 있도록 독자분들의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처음에 우연찮게 이 원고를 접했을 때 “신앙의 합리성(Resonableness of Faith)”이라는 제목을 보고 절반은 출판을 결정했었습니다. 흔히 ‘신앙’과 합리성으로 대표되는 ‘이성’은 대립되는 개념으로 알고 있는데, 그 두 단어가 딱 붙어 있고, 특히나 18-19세기 거대한 이성의 도전에 맞서 신앙을 옹호한 기독교 사상가로 널리 알려진 키르케고르가 그런 주장을 한다고 하니, 신선한 긴장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초대교부 테르툴리아누스가

“아테네가 예루살렘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라며 신앙과 이성의 분리를 주장한 이후 기독교 역사에서 유구한 전통(?)이 된 ‘반지성주의’가 한국 교회에서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볼 때 출간 결정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키르케고르가 살던 당시 덴마크는 국가교회 제도가 정착되어 있어, 태어나기만 하면 기독교인이 되는 사회였습니다. 다른 유럽 국가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기독교인이 되어 교회에 나가지만 신앙은 그렇게 쉽게 주어지는 게 아니라고 본 키르케고르는 신앙을 가진다는 것은 “평생을 바쳐야 하는 과업”임을 주장하며, 껍데기만 남은 기독교를 질타했습니다. 이런 점은 구체적인 상황은 다르겠지만 한국 교회가 처한 위기의 본질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이처럼 신앙의 본질을 강조한 키르케고르인데, 그가 신앙에 합리적인 요소가 있다고 한 것은 어찌 보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는 어떤 맥락에서 이런 주장을 했을까요? 불합리한 듯한 그의 주장을 열심히 따라 가다 보면 신앙과 이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나의 신앙도 돌아볼 수 있게 되겠죠. 건투를 빕니다.

 

“기독교는 개인이고, 여기에 있는 단독자이다(Christianity is the individual, here, the single individual).”—키르케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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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렸다. 국내 200여 출판관련사와 해외 90개 정도의 출판사가 전시회에 참여했다. 홍성사 코너에 왼쪽에는 20세기 사상가 C.S. 루이스를, 오른쪽에는 앞으로 출간할 19세기 사상가 쇠렌 키르케고르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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