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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높은 강도 크라바트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에서 미리엘 주교는 평생을 고요하고 정결하게 살았던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나 <크라바트>(Chapter VII – Cravatte)에서 우리는 그가 단지 자비로운 이웃 그 이상의 사람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는 죽음을 무릅쓰고 복음을 전하러 가는 선지자였다.

 

프랑스 남동부 위바이(Ubaye) 산악지방에 악명 높은 강도 크라바트가 은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는 가스파르 베스 군의 잔당으로, 지역을 약탈하며 수많은 마을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었다. 산간 마을들은 그들의 손아귀 아래 놓였고, 심지어 무장한 헌병들조차 제대로 접근하지 못했다.

 

그런데 미리엘 주교는 그 지역 사람들을 심방하러 가겠다고 선언한다. 이에 시장(Monsieur le maire)은 깜짝 놀라며 극구 만류한다.

“그곳에는 강도들이 득실거립니다. 늑대 떼처럼 말입니다.”
“그들은 주교님을 죽일 겁니다.”

 

그러나 주교는 조용히 말한다.

“그들 역시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나는 그들을 만나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들도 하나님의 위로를 필요로 하니까요.”

 

 

" 강도는 외부가 아닌 내 안에 있다"

 

주교는 어떠한 호위도 없이 떠났고, 단지 한 아이가 길잡이로 자원하여 함께 동행했다. 그의 출발은 주변에 큰 충격을 주었고, 그 소문은 마을 전체에 퍼졌다. 그렇게 그는 두려움의 땅 위바이 Ubaye로 향했고, 강도들의 은신처에 다녀왔다.

 

 

놀랍게도 무사히 돌아온 주교는 시장의 눈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는 어떤 물질적 전리품도 없이 돌아왔지만, 그보다 더 귀중한 확신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밤, 여동생과 하녀에게 말한다.

“강도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살인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짜 두려운 건 우리 자신입니다.
진짜 강도는 우리 안에 있습니다.
편견이 진짜 강도이고, 악덕이 진짜 살인자입니다.
우리가 진짜 경계해야 할 것은, 우리의 지갑이 아니라 우리의 영혼을 해치는 것입니다.”

 

이 말은 단순한 철학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 인간이 죽음을 지나 하나님을 신뢰하며 걸은 여정의 결론이었다. 위험 지역을 지나며 그는 분명히 크라바트의 흔적을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주교는 그 무엇보다도 ‘두려움으로 무장한 인간의 내면’을 더 경계했다.

 

주교는 선한 목자였다. 죽음의 골짜기 속으로 들어가 양 떼를 찾는 목자였다. 우리는 지금 어떤 지역으로 가고 있는가? 어디에 하나님의 위로가 필요한가? 그리고 나는, 무엇을 더 두려워하고 있는가?

 

"우리는 강도나 살인자를 두려워하지 맙시다.

그들은 외부로부터 오는 위험, 사소한 위험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편견이야말로 진짜 강도이며, 악덕이야말로 진짜 살인자입니다.

진짜 위험은 우리 내면에 존재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의 영혼을 위협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20236647170272082200.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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